개발문화탐구: 원격근무

캐나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 및 개발문화에 대해서 시리즈로 다뤄보도록 하려고 합니다.

제 경험을 기반으로 하기때문에 흥미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

첫 번째 포스트의 주제는 바로 원격근무 입니다. 


원격 근무란?

원격 근무(telecommuting)이란 정보 기술(IT)을 활용해 원격지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근무 방식을 뜻한다. 원격 근무자를 '홈 워커(home worker)'라고도 한다. 최근에는 IT 환경이 발전함에 따라 확대된 개념인 U-워크라고도 부른다. - wikipedia

간단히 말해서 회사가 아닌 집 혹은 다른 장소에서 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도 몇 년 전까지 "그게 일이 돼? 딴짓할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아무튼 지금 회사에서 약 9개월간 일하면서 느낀 점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잘 지키면 업무 효율이 늘어날까?

일반적인 한국 회사의 경우, 사회적 통념에 의해서인지 출근 시간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고용주가 직원들이 일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출근시간은 칼같지만 퇴근시간은...?


제가 아는 어떤 회사의 경우, 평균 근무 시간이 분기별 인사평가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각 팀(인사, 개발, 운영, 영업, 마케팅, 디자인 등등)의 업무 방식 및 일정이 전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근무 시간이 승진에까지 영향을 준다니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아는 몇몇 팀들은 6시 땡하고 저녁으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후, 8시쯤 돌아와 페북 체크 유튜브 시청 좀 하다가 퇴근 찍고 집으로 가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런 행위들이 고용주가 원하던 것들일까요?
뭐, 직원들이 계약에 명시된 시간보다 회사에 오래 상주해 있으니 마음은 조금 나을지 모르겠네요.

회사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원격 근무시 떠오르는 우려 사항이라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까? 하는 걱정이 있을 텐데요.

그거야 옛말이지 요즘은 다들 Slack 쓰잖아요? :)

오히려 잦은 미팅은 시간을 더 할애 하고, 미팅 내용을 잘 정리해놓지 않으면 까먹는 경우가 있는데, 협업툴을 사용할 경우 업무 체크하기 훨씬 편합니다!

그 외에도 Gmail, Trello, Zeplin, Invision 같은 협업을 위한 웹 기반 서비스들이 많아서 작업 진행 상황 공유 및 확인이 수월합니다.

여기에 더해 애자일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하면 각 파트의 병목을 최대한 줄이고 자연스러운 서비스 개발의 흐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애자일 관련 혹은 데브옵스 관련 포스트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나의 원격근무 경험

회사마다 약간 다르겠지만 지금 회사에서의 제 원격근무 경험을 말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 경우 풀타임 원격근무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회사로 출근은 하되 내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원격 근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오늘 아침에 갑자기 컨디션이 안 좋을 경우 아래와 같은 전체 메일을 보냅니다.

subject: WFH Online until about 5:30

음? 네... 저게 끝입니다. ㅋㅋ

전체 메일로 WFH(Working From Home) 이라고 보내고 어느 시간에 일 할 것인지 말하면 끝입니다.
물론 더 자세히 쓰는 경우도 있겠지마는 우리 회사는 보통은 저 정도로 쓰는듯합니다.

처음 저렇게 메일 받았을 때 약간 당황했으나... 이제는 익숙하네요! ㅋㅋ

누구도 집에서 일하는거에 대해서 제재하거나 관련해서 물어보지 않으며 그냥 아 오늘 회사로 안 오는구나~ 하고 맙니다. 협업툴의 사용이 정착됐기 때문에 업무에 문제가 생기지 않음을 다들 알기 때문이죠.

미팅이 있으면 구글 행아웃이나 Slack의 비디오챗을 이용합니다.
화면 공유는 물론 채팅도 되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습니다.

뭐 제가 경험한 원격근무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 정도입니다. 사실 뭐 더 쓸 게 없네요.

저게 다입니다. 심플하죠?

원격 근무의 득과 실

마지막으로 원격근무를 함으로써 느낀 장단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았습니다.

근무시간에 회사가 아니라고 아예 일을 안하는건 책임감의 문제겠죠?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습니다 :)

물론 제 기준이기 때문에 공감하지 못하는 점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럴 경우 댓글로 좋은 경험 공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집중력 향상


말을 거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일에 집중하기 좋습니다.

회사 사무실이 칸막이로 완벽히 나뉘어 있고 일에 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해도 외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제어하기 힘듭니다.
제 경우 사무실에 개가 뛰어다니거나, 테이블 구분 없이 일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생각외의 인터럽트가 꽤 있는 편입니다.
ex) 동료들의 택배 대신 수령, 점심식사 도착 시, 일상 대화, 개들이 싸움, 옆집 고양이가 놀러 옴 등.

하지만 카페에 가서 일 할 경우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이 잘 안되거나 집중이 잘 안 될 경우 카페로 출근 하곤 합니다.

지출 관련

회사로 출퇴근 하지 않으니 교통비가 절약됩니다.
캐나다의 경우 환승 시스템이 있지만 기본 교통비가 $3입니다. 왕복은 $6! (제 경우 걸어 다니지만요)

하지만 식비나 카페에서의 지출을 생각하면...

정보의 손실

시야가 슬램덩크 강백호처럼 좁아져 버립니다.

나의 일은 기가 막히게 해내지만 회사에서의 소식이 늦고, 동료가 하는 일에 대해서 파악이 어렵습니다.
일하다가 막혀서 멘붕한 동료를 보고 무슨 일이냐며 도움을 주거나, 반대의 경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건 협업툴로도 커버가 안 되네요.

오버워크

처음 원격 근무할 때는 점심도 거르고 일했던 기억이 나네요.

일은 제대로 안 풀리고, 중간에 집중을 끊어주는 무언가가 없으니 일에 몰두해서 점심도 거르고 거의 9시간을 쉬지않고 일 했었습니다.

결국 저녁에 배가 너무 고파서 그제야 정신 차리고 일을 멈췄습니다.

업무를 맺고 끊음이 익숙하지 않을 경우, 업무와 개인 일상의 구분 없이 계속 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시간 사용

출퇴근 시간을 절약해 좀 더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유라고 해봐야 뭐 30분 더 자거나 겠지만... 혹은 집에서 택배를 기다린다거나 인터넷 설치기사 방문 시에 매우 유용합니다.
연차를 사용할 경우 그날 하루는 일을 안 하는 거지만, 원격 근무의 경우 업무도 보고 개인 일 보기가 가능하니 말이죠.

부담 없는 해외여행

제 경우 이번에 뉴욕 데브 컨퍼런스 가면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뉴욕으로 떠난 1주일간 처음으로 장기간 원격근무를 했는데요.
시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업무가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외 몇몇 동료들의 경우, 한 달 가까이 여행을 하더군요. 2주는 휴가 2주는 원격 근무로 말이죠!
이처럼 유용하게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대낮에는 시원한 실내에서 일하고 해가 질 즈음에 관광하는 등 말이죠.

마치며

- 저는 원격근무가 아직은 저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왜 그런지 상기하기 위해서 포스트로 정리를 한번 해 봤습니다.

- 실제로 Invision은 모든 직원이 원격근무로 일하고 있으며, 그 외 Gitlab등 많은 회사들이 사무실 임대비용도 아낄 겸 효율 적인 원격근무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 대단할 것 없는 작은 경험이지만 회사 문화를 바꾸려는 분들이 보면 도움이 될까 싶어 작성해 봅니다.